WBC 결승전 보다가 말았지만..

 어제 결승전을 하면서 8회말에 나가야 해서 결승전을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기사를 몇개 읽고 생각나는 점을 적어본다.

 일단 이번 경기에서 얻은 성과등을 생각해보자. 프로야구 출범이후 아마추어 스포츠는 외면받는 스포츠로 자리매김을 했다. 불과 90년대 초반만해도 대학농구의 인기는 엄청나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는 많은 관객들을 몰고 다녔으며 서장훈선수와 현주엽선수의 매치업은 엄청난 긴장감을 몰고 왔었다. 아쉽게도 내가 어렸을때는 이미 프로야구가 출범을 했지만 부모님 말씀을 듣자면 예전에 고교야구의 열풍은 엄청난 것이었다고 한다.

 야구 얘기를 꺼냈으니 고교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일본에서는 고교야구는 아직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고교야구 팀 숫자만 해도 엄청난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왠만한 야구 팬이라고 고교야구에서 특별히 빛나는 선수의 이름을 대라면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안다. 한국 고교야구 팀 숫자가 LA 내에 있는 고교 야구팀 숫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는 크지만 LA는 미국의 한 시에 불가하다는 점을 염두하자) 우리 한국 선수들이 커온 야구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이 가능 할 것이다.

 우리 중학교에는 야구부가 있었다. 듣기로는 중학 야구에서 괜찮은 성적을 내는 팀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선수들이 방과 후 훈련하는 것을 보면 처량하기 짝이 없다. 야구장이 없기에 모래밭 운동장에서 매일 방과 후 연습을 했다. 공도 색이 빛바랜 낡아빠진 공이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버터나갔으리라..

 이런 환경에서 자란 선수들이 훨씬 나은 환경에서 자란 일본이나 미국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기를 했다. 한국 팀의 수비는 불과 십년 전의 것과는 매우 다른 안정된 것이었으며 한국의 파워히터들은 서양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힘을 보여줬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미국인들은 한국을 새로 보게 되었으며 한국 야구 리그에 대한 편견도 없어졌다.

 몇몇 자각없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기에 칭찬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선수들이 다른 야구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기를 치룰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축하를 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것인다. 한국 대표팀을 비하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 들은 세계 2위를 한 적이 있느냐고...

 이번에는 일본 팀에 대한 말을 몇마디 하고 싶다.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건 어쨌건 체격, 체력적으로 서양인에게 밀리는 나라가 결승전에 올라가서 두 대회를 연속 우승을 했다는 점 만으로 축하를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두 나라가 야구 종주국과 강국을 차례차례 제치면서 결승전에 올라간 점은 더 이상 (야구에서만은) 우리가 서양인에게 밀리지 않음을 보여줬다. 물론 한국이 일본을 꺾고 우승을 했다면 더 좋겠지만 아시아 국가에서 작은 선수들이 큰 서양 선수를 제치고 우승을 했다는 점은 아시아 국가의 발전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결승전에서 보여줬단 몇몇 사고를 보도록 하자. 먼저 병살타 방해를 예로 들자. 메이저리그 룰에 따르면 주자가 수비를 방해한다면 그 주자는 아웃을 당하고 다른 주자는 원래 베이스로 돌아가야 한다. 심판이 방해를 보고 선언했다면 그 중요한 병살타는 무효가 되고 한국은 아웃을 하나만 잡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게 되었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일본 선수가 파울을 범한것이다. 이런 상황은 야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에서도 종종 보이는 부분이며 한국 국가대표 팀들도 범하는 반칙이다. 자신의 팀을 위해서라면 내가 더러운 일이라고 하겠다라는 마음은 일본 선수들이나 한국 선수들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물론 고의적인 반칙을 범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렇게 일본을 힐난할 이유도 아니라고 본다.

 이용규 선수도루 사건.. 수비수 다리와 이용규선수 머리가 부딫혀서 핼멧이 깨진 사건.. 몇몇 사람들은 수비수가 고의로 다리를 대었다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건 정말 억측이다.

 병살타가 일어나면 일루에 있던 주자 뒤에 타자가 뛰고 있으므로 태그를 거치지 않고 베이스만 밟아주면 아웃이 된다. 하지만 도루등 주자 뒤에 다른 주자가 없을 경우에는 주자를 태그를 하여야 아웃이 기록된다. 주자를 견제할때 공을 받는 것 뿐이 아니고 태그를 해야 아웃이 되는 것이랑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도루를 하는 주자가 있으면 수비는 다리 사이에 베이스를 놓고 베이스를 향해 달려오는 주자를 다리 사이에서 태그를 하는게 기본 자세이다. 도루를 하면 슬라이딩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렇기에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을 하는 주자를 자세를 낯춰서 태그를 하려면 베이스를 다리 사이에 놓는게 가장 편한 자체이다 (믿지 못하겠으면 시도를 해보라. 언급된 자세와 왼발을 베이스에 놓고 왼발 앞쪽을 태그하는 것 어느게 더 쉬운가). 그렇기에 일본 수비는 그 자세를 택했고 우연히도 주자의 머리가 수비의 다리를 향하고 있었던 것 뿐이다.. 이런 단순한 사고를 가지고 고의적으로 일어났다던가 일본이 더티플레이를 했다던가 한다면 억측이 아닌가. 물론 송구 방해는 고의적인 반칙이지만 고의적인 반칙 없는 스포츠는 없고 도루 중 일어난 '사고'는 사고였기에 이 부분에 대한 망발은 자제해 줬으면 한다.

 예전 이치로 선수가 일본리그에서 뛰고 있을때부터 성실한 선수라고 알려졌기에 지난 대회에 일어났던 '30년 망언'을 반신반의 하던 중 오늘 정황을 알게 되었다. 역시나 언론에서 약간은 추측성 혹은 고의적인 사실 왜곡으로 인해서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치로 선수는 단지 일본 대표팀이 강하다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말을 했는데 그것이 왜곡되어서 '30년 망언'이 되어버린 것 이라고 한다.

 언론의 의무라고 한다면 사실과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 아닌가. 요즘 같이 대중매체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인터넷 기사라도 신중하게, 사실 확인 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일간의 감정이야 일제 시대, 아니 임진왜란 이후로 계속되는 감정이겠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국민의 감정을 조장하려 하는 것은 그만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그런 기사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상당히 힘들겠지만)..

 패자가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다면 진정한 승자가 아닌가 싶다. 반면에 경기에서 지고도 '이랬으면 우리가 이겼는데'라던가 '상대편이 치사하게 이겼어'라는 옹졸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수준이 낮은 인간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만약 반대로 우리가 게임을 이겼는데 일본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어'라던가 '한국이 스포츠맨십을 버리고 경기에 임했다'라는 말을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서 난 진심으로 세계에 아시아인의 위상을 높이 알려준 일본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번 패배를 통해 한발 더 앞서 나가는 대한민국 야구가 되었으면 한다.

by アーチャー | 2009/03/25 10:56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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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アーチャー at 2009/03/25 10:57
쓰고보니 무지하게 긴 글이 되었네요.. 짧은 생각 몇자 적었습니다. 토론은 환영이지만 태클이나 공격은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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